정보시대…두통시대?
중,고등학생시절 아침에 집을 나설때면 확인하는 물품들이 몇가지 있다. 주머니에 버스 회수권이 2장 있는지, 책가방엔 수업에 필요한 책들이 들어있는지, 도시락속엔 젓가락이 들어있는지…. 별로 생각하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세월은 살같이 흘러 강산이 어느덧 두번 변한 요즘…. 어이쿠, 한번 집을 나서려면 보통 힘든게 아니다. 비퍼의 작동상태는 양호한지, 핸드폰의 건전지 충전상태는 어떤지, 자동차 레이더 디택터(남들보다 조금 빨리 운전하는 버릇 때문에 할 수 없이 장만한 장난감)의 소리는 잘 들리는지, 디지털 녹음기는 주머니에 들어있는지, 그리고 외워야할 비밀번호는 왜그리도 많은지… 집주소와 전화번호는 기본이고, 버퍼번호, 핸드폰번호, 크레딧카드 비밀번호, 이메일 비밀번호, 소셜시큐리티번호, 컴퓨터 로그온 비밀번호 (왠 비밀이 이리도 많은지 원~), 보이스메일 비밀번호, 핸드폰 아무나 못쓰도록 잠근거 푸는 비밀번호, 등등… 머리가 아프도록 많은 종류의 물품과 번호들을 한번 점검한다. 가끔 혼자생각하며 히쭉 웃는이유는 문앞에 나가다가 층계에서 넘어져 머리에 충격이라도 가면 그 모든 내용들이 지워질것만같은 불안감(?)에 나도 모르게 씁쓸한 미소를 내뱉는다.
이젠 요즘시대를 단순한 정보시대가 아니라 정보의 홍수시대라고 부른다. 그 뜻은 잘못 한눈을 팔게되면 무조건 받아들이는 정보에 치여서 그만 그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본전(?)도 못찾고 뒤로 자빠진다는 이야기일것이다. 요즘이야말로 명철한 지혜와 냉정한 판단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홍수와같이 밀려오는 정보속에서 정말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얼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추려내는가에 따라서 나의 앞날이 좌우될수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사람들은 그리도 많은 정보관련 전자제품들을 허리에다 차고, 가방에 넣고, 손에들고 다니며 마치 이동 사무실 그 자체인양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넷 검색을 하는모양이다.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는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컴퓨터에 대한 오해(?)를 하는 것이 있다. 컴퓨터만 있으면 나는 아무것도 안해도 컴퓨터가 알아서 모든일들을 척척 해결해 줄것이라는 야무진(?) 기대가 그것이다. 하지만 일단 컴퓨터앞에 앉아보면 그 모든 기대와 꿈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눈앞에 떠오르는 시커먼 절망감에 그만 컴퓨터를 원망하며 “이거~ 내가 넘 않좋은 컴퓨터를 구입했나?” “컴퓨터도 별수 없구먼…” “내가 속아서 샀어~” 등등 다양한 얘기들을 혼자서 중얼거린다.
컴퓨터를 정말 컴퓨터처럼 사용을 하려면 사용자의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컴퓨터의 장점은 아무런 불만없이 한번 가르쳐준 내용은 고장이 나지 않는한 절대로 까먹지 않으며(흠…사탕은 주지말아야겠군),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를 사용자의 구미에 맞도록 요리를 해서 정리된 깔끔한 내용을 다시 돌려주어서 필요한 때에 필요한 정보를 그때그때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을 이해하려면 아마도 신세대의 감각이 필요한가보다. 기성세대, 그중에서도 기독교계의 지도자들은 그것을 안다고는 하지만 이해까지는 못하는 현실인 것 같다. 현재가 정보시대란 것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두통시대라고 착각을 하고들 있는 것은 아닌지 왠지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21세기를 코앞에 두고서…. 던지고싶은 질문…. “여러분은 21세기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습니까?” “혹시…정보시대를 두통시대로 오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박광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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