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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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따라 향기가 나듯이 사람따라 나는 냄새같은 인품의 향기기가 다르다.

냄새중에 가장 악취는 사람 썩는 냄새라고 한다. 그보다 더 고약한 악취는 인품이 훼손되는 썩는 냄새 일것이다.

사람마다 나는 냄새가 있다. 어떤 향기일까

찔레꽃향기는 순수하다. 어딘가 외로운듯 어딘가 수줍은듯 슬픈듯이 사람의 눈을 피하고 싶은 곳에 숨어 피는꽃이다. 고운 여인의 소복입은 순정같다.

찔레꽃 향기

초여름 숲속에 피는 찔레꽃을 본다. 화려한 봄꽃들이 한바탕 제 자랑을 하고 간 뒤 ,숲속 어디 선가 풍겨오는 향기가 있다. 순수한 향기, 순박하면서도 어떤 품위를 높여 주는 향기다. 인간의 언어로는 그 향기를 표현할 수가 없다. 아련한 향수를 온 산천에 뿌려 놓는다.

나는 찔레꽃 향기가 휘날리는 여름밤이 행복하다. 코를 가까이 대어야 맡을 수 있는 꽃향기도 있지만 찔레 꽃은 아무도 모르게 온 숲속을 헤치며 그 향기를 뿌리고 다닌다.

화려한 장미과의 족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도 숨겨둔채 찔레는 순박하게 가냘픈 작은 꽃으로 소복의 흰색으로 수줍게도 핀다. 찔레를 보면 나는 어쩐지 순정(純情)이라는 옛이야기 같은 향수에 젖는다.

찔레꽃을 미국에서 보면서, 찔레꽃은 우리 한국에서 보아야 한다는 생각도 해본다. 찔레는 죽은 가지에는 월계관을 씌워주고, 가냘픈 나무는 신부의 레이스를 입혀 격려해 주는 꽃이다. 무리를 지어 팀웍으로 얽혀 살고, 꺾일수록 잘릴수록 더욱 뻗는 찔레의 끈질김이 있다. 도둑을 막아주는 담장을 만들어 악을 저지할 때 가시를 쓸 줄 아는 꽃이다.

눈 속에 피어나는 매화, 서리 맞고도 피는 국화, 진흙 속에 피는 연꽃, 그리고 사시사철 푸르고 곧기만 한 송죽(松竹)은 뜻이나 절개가 그 화품이요, 치자, 동백, 사계화 등은 깐깐한 기골이 그 화품이요, 모란과 작약은 부귀(當貴)가 화품이며, 해바라기, 두충(杜;’中)은 충(忠)과 열(烈)이 화 품이고, 박꽃, 맨드라미, 봉선화는 절개와 성실함이, 진달래 개나라는 분명한 거취가 그 화품이다.

동물을 인간성의 야욕성에 비교하고, 꽃은 인간성의 품위를 상징한다. 인간의 성격도 품위도 꽃 향기 만큼 다양하다. 늑대나 여우갈은 사람성품이 있는가 하면, 옥잠화 같고 달맞이꽃 같은 향기를 발하는 인품이 있다.

꽃에 따라 향기가 나듯이 사람따라 나는 냄새같은 인품의 향기기가 다르다.

냄새중에 가장 악취는 사람 썩는 냄새라고 한다. 그보다 더 고약한 악취는 인품이 훼손되는 썩는 냄새 일것이다.

사람마다 나는 냄새가 있다. 향기일까 악취일까 찔레꽃향기는 순수하다. 어딘가 외로운듯 어딘가 수줍은듯 슬픈듯이 사람의 눈을 피하고 싶은 곳에 숨어 피는 꽃이다

호수에 물방울 하나 일렁일 때 내 마음도 같이 출렁이고, 풀잎하나 바람에 흔들릴 때, 들꽃 하 나 반겨줄 때 내 마음도 덩달아 미소짓는 자연과의 대화 없는 인간성은 잔혹할 수밖에 없는 문명이 만든 괴물에 불과하다. 밤하늘 별들과 속삭일 줄 모르는 인성벙어리 마비, 철근 콘크리트에 철판을 깐 심장으로 어찌 인간들끼리인들 훈훈한 사랑을 나눌 수 있을 것인가.

200리길 찔레꽃 피어 있는 먼 이국땅, 미국의 허드슨 강변을 달리며 오늘 따라 차창이 몇 번이 나 짙게 흐려지고 있다.

글. 강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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