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칼렌다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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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원편지

“칼렌다 인생, 인생(人生) 칼렌다.”

-시간이라는 비밀 속에는 “희망”이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들에게 신(神)이 보장한 “약속”(約束)이 있다.-

마지막 걸린 2021년 12월 칼렌다를 본다.

마지막 달린 잎새처럼 이제 한 장밖에 남지 않는 피곤해진 12월의 달력과 함께 2021년도 그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고 있다. 아직 붙어 있는 한 장 밖에 남지 않는 칼렌다 속으로 보이지 않는  ‘시간’이라는 이름의  또 “불확실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특히 올해 2021년 12월 칼렌다는 마지막 남은 한 장을 붙잡고 무엇인가 미안해 서 있는 듯 고달프고 외롭게도 보인다.   

칼렌다에도 없었던 코로나 역병 예고없이 밀어닥친 무례함을 탓하고 있는듯 붉어진 얼굴 마져 감추고 싶은듯. 한인생의 삶과 나라전체 세계를 혼란의 소용도리 속으로 질서를 흔들어 앞뒤 좌우 높고 낮음을 뒤죽박죽을 해 놓고 무수한 생명마저 거두어가고 있는 책임이 제게 있기나 한듯 괴로운 몸부림치며 메달려 있는 것도 같다.

지나간 사계풍상(四季風霜)을 힘겹게 버틴 듯 늦가을 들 녘 허허로운 벌판에 팔 벌린 허수아비와 함께 그래도 무엇인가 미련스러워 붙잡으려는 아쉬움도 보인다. 떨어져 버린 낙엽을 모아 불태워 버린 못다 태운 그리움도 아롱진다. 2021년 12월 칼렌다를 보면서 지난 한해 칼렌다와 함께 살아온 내 인생을 보고 있는 달이다.

나는 칼렌다를 모으고 여기 저기 눈가는 곳에 걸어 놓는 것이 취미 중 하나가 되었다. 요즈음에는 시계가 흔해 시계를 모으는 것도 취미다. 움직이고 있는 초침을 보면서 걸어 논 칼렌다 속으로 아침에 눈뜨면 들어갔다 잠들 때 나온다. 사계절 풍경화, 세계의 명승지, 동물주제, 꽃주제, 성지주제, 명산주제 등등 갖가지 칼렌다가 나대로의 어떤 자유를 풍성하게 가꾸어 주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긴 여행에 실증이 난 나에게는 칼렌다는 더 없는 여행가이드가 되어준다. 달마다 바뀌는 칼렌다 그림이나 사진을 따라 여행을 할 수 있다. 아직 가보지 못한 성지 예루살렘도 가보고, 히말랴 높은 에베레스트 산도 오른다. 스위스와 유럽의 아름다운 도심 속을 헤매다가 라인강가 셀즈버그에 들려 모짜르뜨의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서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기도 한다.

그달 그날 칼렌다 속에서 돌아가는 시계초침으로 하루를 짠다. 한 바늘 두 바늘로 수놓은 퀼트 이불도 만들기도 하고, 비단 무명 삼베 옷감을 짜기도 한다. 칼렌다가 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어디에 있고, 시계가 있기 때문에 무엇을 해야 할 줄을 알 수 있다. 우리 중에 아무도 무작정 왔다가 무작정 살다가 무작정 죽기로 하고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정된 인간 수명이 있다. 심판의 예수재림시간이 초를 재고 기다리고 있다. 길이 참으시는 하나님은 시간을 사랑으로 바꿔 놓고 있다. 탈렌트를 종들에게 맡겨 놓고 타국으로 잠시 떠난 주인이 돌아 올 시간을 계산하고 있고, 시간을 놓쳐 버린 다섯 처녀의 후회의 시간이 있다. 성경은 태초시간에 종말시간 계시록 사이에 내가 속히 오리라 라는 약속응답으로 결론 짖고 있다.

시간이란 무엇일까 아직은 우리에게 비밀이다. 다만 “시간을 아끼라 때가 악하다”명령과, “날 계수하는 지혜를 얻게 하옵소서” 하나님만을 위해 바쁘게만 살고 간 모세의 기도가 있다. 세상이 악하니 현실적 시간도 악하기만 한 것이 우리 현실이다. 그러나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으로서 신앙인들 마저 문제 속의 문제로 들어 가야하는 참여는 외면하고, 걸핏하면 종말적 파국현상을 예언된 성취로 꺼꾸로 세상을 혼미케 하는, 악성 종말 신앙 현실도피 광신은 경계해야 하겠다.

잘살았던 잘못 살았던 한해 달력은  가고있다. 그러나 마지막 걸린 2021년 12월의 칼렌다를 다시 한번 보면서 저 암담했던 50년 60년 대에 우리의 상처를 대신 카타르시스 해 주었던 “과거를 묻지 마세요” 의 라애심의 하소연이 다시 한번 위로를 주고있다. 잘못산  과거는 묻지 말기로 하자. 

시간은 신(神)과의 약속(約束)의 비밀 속에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과 파멸이 되기도 한다. 신(神)과의 약속파기(約束破棄)는 시간파기(時間破棄)다.

그리스신화에 판도라(Pandora)상자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류 최초의 여성이라는 판도라가 시집을 갈 때, 제우스(Zeus)로부터 보물상자를 선물로 받았다. 열어보아서는 안 된다는 주의와 약속을 받았지만 호기심에 못 이겨 살그머니 그 뚜껑을 열자, 모든 보물이 연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약속을 파기한 인간의 불신에 재앙을 상징한 것이다. 놀라서 황급히 뚜껑을 닫자 겨우 꼭 한 가지가 남아 있었다. 그것은 ‘희망’이라는 것이었다.

시간은 비밀이다. 판도라 상자속에 겨우 갇혀 있는 “희망”이라는 비밀시간이다. 그래도 잃어버리지 말고 붙잡고 있어야 할 ‘희망’이라는 2022년 새로 걸릴 칼렌다를 기다리고 있다.

원래 칼렌다란 말은 라틴어에서 계산한다는 의미에서 금전출납부를 의미했다. 옛날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를 매달 첫날에 청산하는 풍속이 있어서, 결국 금전의 출납부가 달력을 의미하는 말로 전용돼 쓰이게 되었다. 칼렌다 따라 흘러 세상을 살아주는 칼렌다 인생이기 보다, 내 인생의 칼렌다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인생 칼렌다를 만들면서 내 인생의 금전출납부에 레지스트리를 시간의 초침으로 계산해 보아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새롭게 2022년 새 칼렌다를 다시 걸자. 그렇다. 시간이라는 비밀 속에는 “희망”이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신(神)이 보장한 “약속”(約束)이 있다.

남아 있는 한 장의 12월 칼렌다 안에서, 그래도 우리는 ‘잃은 것을 세지 말고 남아 있는 것을 세라’는 격언을 따라, 남아 있는 ‘희망’이라는 시간의 비밀을 간직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싶다. 걸려 있는 칼렌다는 인생 칼렌다의 날마다 헤아리는 수지계산서다.

글.강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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